부모님과 함께 MBTI 테스트하며 친해진 후기

부모님과 ‘성격 테스트’를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

평소 부모님과의 대화가 단순한 안부나 건강 얘기에 그쳤던 나는, 어느 날 우연히 MBTI 성격 유형 테스트를 가족끼리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MBTI는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흔한 대화 주제지만, 부모님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새로운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 요즘 이런 테스트 유행이에요. 우리도 한 번 해봐요”라고 자연스럽게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이 제안은 부모님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다.

예상 밖의 결과, 부모님도 흥미를 느끼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부모님은 처음엔 “이게 뭔 소용이냐”는 반응을 보이셨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답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하세요?” 같은 문항에 대해 아버지는 생각보다 내향적인(IN) 성향을 보이며, 우리 가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말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야”라는 아버지의 말은, 늘 무뚝뚝하게 느껴졌던 그의 내면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MBTI 결과를 통해 부모님의 숨겨진 성격을 알게 되는 경험은 단순한 테스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MBTI로 풀리는 오해, 시작되는 공감

그동안 어머니가 가족 행사 준비에 유독 예민하셨던 이유가, 테스트 결과 ‘계획적인 J 성향’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가족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원래 그런 성향이었구나”라는 말 한마디에 어머니도 웃으며 “그래서 내가 다 미리미리 챙기잖아”라고 답하셨다. 이처럼 MBTI는 행동의 이유를 설명해 주는 도구가 되어, 오랜 세월 쌓였던 오해와 짜증을 이해와 공감으로 바꿔주었다. 세대 차이를 줄이고, 서로의 성격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 셈이다.

테스트 이후, 더 가까워진 우리 가족의 대화

MBTI 테스트 이후, 우리 가족의 대화 주제는 확연히 달라졌다. 뉴스나 날씨 이야기 대신, “오늘은 ENFP 성향이 강하게 나왔어”라든지 “INTJ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까?”와 같은 성격 중심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며 자녀 세대에 한 발 더 다가오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성격 유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감정적인 거리가 가까워졌다.